[NVR 2017] 수술 진단·심리 치료·교육·서비스 등 다양한 VR의 가능성 조명

가상현실(VR)과 증강현실(AR)은 제조업·엔터테인먼트 산업을 넘어 다양한 생활 밀착형 서비스와 융합된다. 융합현실(MR)은 단순히 생산 효율성을 높이고 재미를 극대화하는 수단을 넘어, 교육·의료 등 삶의 질과 직결된 분야를 혁신할 기술로 주목받는다.

조선미디어그룹의 ICT 전문 매체 IT조선은 28일 서울시 중구 소공동 더 플라자 호텔 그랜드볼룸에서 ‘가상현실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넥스트 버추얼 리얼리티 2017(Next Virtual Reality 2017/NVR2017)’ 콘퍼런스를 개최했다.

IT조선 주최 ‘가상현실이 이끄는 4차 산업혁명: 넥스트 버추얼 리얼리티 2017’ 콘퍼런스의 두 번째 세션에서는 (왼쪽부터)김홍석 서강대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정영균 셀빅 연구소장, 최광진 에프엑스기어 대표, 문영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 IT조선

‘4차 산업혁명 가상현실 신(新) 문화시대’란 주제로 진행된 두 번째 세션에서는 김홍석 서강대학교 교수가 좌장을 맡고 정영균 셀빅 연구소장, 최광진 에프엑스기어 대표, 문영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가 패널로 참석했다. 참가자는 토론에서 교육·의료·서비스 분야 VR·AR의 역할과 향후 나아가야 할 방향을 논의했다.

첫 발표를 맡은 정영균 셀빅 연구소장은 VR과 AR을 ‘게이미피케이션(Gamification)’ 관점으로 접근했다. 게이미피케이션이란 게임에서나 즐길 수 있는 재미·몰입감·성취감 등 요소를 일상·비즈니스 속에 적용하는 것을 말한다

정영균 셀빅 연구소장. / IT조선

게이미피케이션은 과거 ‘기능성 게임’으로 불린 게임의 한 장르와 맥을 같이 하며 더 확장된 개념이라고 할 수 있으며, VR·AR은 이러한 게이미피케이션을 가속할 수 있는 중요한 기술로 주목 받는다. 이미 VR과 결합한 가상 전자 상거래가 등장한 후 v커머스라는 신조어가 나왔고, AR은 통합 광고나 마케팅 전략, 고객의 참여를 유도할 수 있는 사례에 사용되는 중이다.

셀빅은 모래 놀이와 AR을 결합한 ‘샌드크래프트’로 한국에서 좋은 반응을 이끌어 냈으며, 최근에는 미국·일본·중국 시장 진출의 물꼬를 텄다. 셀빅은 향후 AR·VR 기반 온·오프라인 사업 모델을 확대하고, 궁극적으로는 디지털 키즈 테마파크 사업도 추진한다.

정 소장은 “저출산 시대를 맞아 교육 분야 소비 지출이 증가하는 골드 키즈가 늘고 있다”라며 “과거의 암기식·주입식 교육 시대는 저물고 상상력을 자극하는 ‘놀이의 힘’이 중요한 시대가 다가왔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VR·AR은 게임의 재미 측면은 물론 동기부여와 같은 순기능 측면에서 도움을 준다”라며 “교육 시장에서의 잠재력이 무궁무진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말했다.

두 번째 발표자로 나선 최광진 에스엑스기어 대표는 영상 콘텐츠 산업에 최적화된 VR 헤드마운트 디스플레이(HMD)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에프엑스기어는 영화·애니메이션 등에서 사실적인 효과를 구현하는 그래픽 소프트웨어 전문 기업인데, 최근 범용 모바일 VR 플랫폼을 선보이며 AR·VR 전문 기업으로 탈바꿈 중이다.

최광진 에스엑스기어 대표. / IT조선

에프엑스기어가 선보인 VR HMD ‘눈(NOON)’은 내장 운영체제가 무엇인지 상관없이 4.7~5.7인치 크기의 스마트폰을 장착해 VR을 경험을 돕는 제품이다. 눈 VR은 HMD에 별도의 기능을 탑재하는 대신 스마트폰 내장 센서를 활용해 VR 경험을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VR 영상 콘텐츠 감상을 위한 제품인 만큼 초고화질 영상 재생, 콘텐츠 원격 전송 등 기능을 지원한다.

최 대표는 “VR 대중화를 위해 수많은 종류의 스마트폰과 운영체제를 지원하는 VR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직관적인 사용자 경험(UX)과 폭넓은 확장성, 우수한 영상 품질을 바탕으로 VR의 대중화에 기여하고자 한다”라고 말했다.

문영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는 현장에서 직접 의료 VR 시뮬레이션을 시연하며 다음 발표를 시작해 청중의 눈길을 끌었다. 문 교수가 손을 움직이자 청진기가 그의 손 움직임에 따라 이동했고, 그가 가상 환자의 각 부위에 청진기를 가져다 대면 부위에 따라 각기 다른 소리가 흘러 나왔다.

문영래 조선대학교 의과대학 주임교수

VR과 AR을 활용한 의료 실습은 전 세계 의학계에서 최근 뜨거운 관심을 받는다. 실제로 유럽에 있는 일부 의과대학은 실습 과정에 VR과 AR 솔루션을 적용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VR과 AR 솔루션은 처음 접한 학생이라도 금방 적응할 수 있다는 점과 횟수에 상관없이 반복 실습을 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장점이다.

문 교수는 “척추 수술의 경우 CT 데이터로 3D 랜더링을 하고 문제를 정확하게 파악한 후 3D 프린터로 가상 척추를 만들어 시험 수술을 해볼 수 있다”라며 “이는 기존에 마네킹을 이용해야 했던 때와 비교할 수 없이 효율적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의사가 모니터를 응시하면서 해야 했던 수술의 경우 VR·AR 기술을 통해 직접 환부를 보면서 정확하게 수술할 수 있는 날이 올 것이다”라고 말했다.

마지막 발표자로 나선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는 뉴 미디어 기반 심리 치유 방법 중 하나로 VR을 쓸 수 있다고 강조했다. 감성놀이터는 실재하지 않는 장소와 풍경을 현실처럼 묘사하고, 여기에 현장감을 부여하는 VR의 장점을 활용하는 치료 도구로, 청소년·노인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화형 심리 치유 콘텐츠가 될 수 있다.

최석영 감성놀이터 대표

감성놀이터의 VR 콘텐츠는 포근한 느낌의 가상현실 화면에 자연의 주파수, 직접 작곡한 음악 등 시청각 요소를 활용해 이용자에게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한다. 최 대표는 일찍이 가상이지만 현실보다 더 현실같은 VR 기술이 심리적 요법(사이코테라피)을 위한 최적의 플랫폼이 될 수 있다고 봤다.

최 대표는 “감성놀이터 대표이기 이전에 한 사람의 예술가로서 새로운 미디어가 등장했을 때 이 미디어의 가치를 어떻게 만들어 나갈 것인가를 고민한다”라며 “최근에는 사람의 마음을 치유하기 위한 뉴 미디어를 연구 중이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 “치열한 현실을 살아가는 현대인은 심리 치유가 반드시 필요하지만 시간·장소의 제약이 있다”라며 “VR은 언제 어디서나 활용할 수 있어 가능성을 높다고 본다”라고 말했다.

한편, 개별 발표에 이어 김홍석 교수가 좌장을 맡아 진행한 패널 토론에서는 더욱 심도 깊은 얘기가 오갔다.

정영균 대표는 교육 분야에서 VR·AR의 활용 가능성을 묻는 질문에 대해 “HMD를 착용해야 하는 VR 교육의 경우 장치 착용 거부감이 있어 AR이 더 편리하다고 판단했다”라며 “샌드크래프트는 어린 학생 외에 대학교 지형 학습에 활용하고 싶다는 제안을 받았고, 향후 기하학을 기반으로 한 교육 분야로 확장 가능하다고 본다”라고 답했다.

에스엑스기어도 교육용 VR 콘텐츠 시장에 관심을 보였다. 최광진 대표는 “유럽의 테드(TED)로 불리는 옥스퍼드의 티톡스 강연을 VR 콘텐츠로 제공하는 서비스를 구상 중이다”라며 “VR 강연은 비용과 시간 문제를 해결해주고, 생생한 현장감으로 몰입감을 높일 수 있다는 점에서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내고 있다”라고 말했다.

의료 분야에서 VR의 성공 과제를 묻는 질문에 대해 문영래 교수는 의외로 ‘감성’을 꼽았다. 그는 “의료 실습 VR은 사람의 생명을 다루기 위한 실습인 만큼 가상이라고는 하지만 실패 시나리오까지 정확하게 제공할 수 있어야 한다”라며 “환자를 대하는 것에는 매우 감성적인 요소가 개입되는데, 가상의 환자가 감성적인 반응을 해줄 수 있어야 의사도 그 환자를 적절하게 치료할 수 있는 방법을 빠르게 판단하기 위해 애쓸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강조했다.

최석영 대표도 비슷한 관점에서 창의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최 대표는 “심리 치료라는 단어보다는 심리 치유라는 단어를 선택한 이유도 치료는 검증될 수 있는 데이터를 갖고 있는 전문 의사가 있지만, 마음에 대한 연구는 아직 역사도 짧아 더 많은 연구가 이뤄져야 한다”라며 “VR 콘텐츠는 단순히 제작비를 많이 들인다고 해서 양질의 콘텐츠가 나오지 않으며, 상상력이 중요하기 때문에 기술적인 문제와 함께 스토리텔링을 함께 고민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출처 : http://it.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8/2017062885006.html